홀로 살아가다 지친 아버지들을 위한 발칙한 행복
인생은 거친 바다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 그 길에서 홀로 살아가다 슬퍼지면 나만의 발칙한 행복을 꿈꿔보는 것은 어떨까.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버지가 될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 아버지로 살아가기에 너무도 힘겨운 이 시대에 꼭 들려주고픈 진정한 행복의 의미.
여백의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세속을 살아가며 부대끼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한 아름에 품어낼 줄 아는 여백의 나무, 그것은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들의 아름다운 초상이다.
그 행복의 마음을 찾아가는 나그네들에게 이 책을 노자路資로 전한다. 아름다운 삶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했을 때, 진정한 ‘나’와 ‘행복’을 만나기 위해….
저자소개
안근찬
강원도 홍천 출생
건국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건국대학원 불어불문학과 수료
장편소설 '멸의 노래', '인류멸종프로젝트'
시집 '사랑이 유죄인 이유', '사람이 유죄인 이유', '홀로 살아가다 슬퍼지면', '홀로 사랑하다 슬퍼지면' 외 다수
저자의 말
시작하는 말
‘세상은 바람과 같은 환상인데
어찌 욕심의 눈으로 삶의 세월을 병들게 하는가.’
솔직하게 말하면 현재 나는 속칭 ‘백수’다. 남들 앞에서는 글쟁이라고 소개하지만 엄격히 말해 직장도 없고, 고정적인 수입도 없으니 백수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간단히 말해 처자식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게으름뱅이이자 무능력한 사회인인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무척 불행하게 살고 있는 셈이다. 일년 내내 돈에 쪼들려 궁색한 생활을 하고 매달 빚 독촉에 시달리다보니 가뜩이나 옹색한 마음을 졸이기 일쑤다. 참으로 한심한 가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늘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산다. 아니,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행복에 겨워 지낸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유가 무어냐고 묻는다면 글쎄…, 그냥 행복하다고 해야 옳겠다.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남다른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행복하고 그냥 즐거우니 무슨 이유가 따로 있겠는가. 아버지가 이 말을 들으면 분명 혀를 차며 한 마디 쏘아붙이겠지만….
“자식들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놈이 뭐가 그리 행복하고 즐겁다고…. 난 너만 보면 정말 답답해서 못 살겠다.”
아마 아버지의 반응은 이와 비슷할 것이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측은히 여기며 비웃을 지도 모르겠다.
일년 내내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급식비며 아파트 관리비도 제대로 충당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가장, 효도관광은 고사하고 때마다 아버지의 퇴직연금을 축내는 빌어먹음을 본다면 당연히 그런 반응을 보일 것이다.
후후,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그냥 행복한 정도가 아니라 세상 어느 누구도 나만큼 행복하지 않다고 자부할 지경이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고, 내가 바라는 삶을 살고 있으며, 내가 가야할 길을 나아가고 있는 까닭이다.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만큼의 여러 가지 행복이 존재한다. 권세와 부귀를 지상목표로 삼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그에겐 그것을 이루는 것이 행복일 터이다. 또한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울러 봉사와 희생, 그리고 배려의 기쁨을 행복으로 믿는 사람도 많다. 반면 정복과 쾌락, 독선과 파괴를 일삼으며 행복을 느끼는 특이한 사람도 있을 법하다.
이렇듯 다양한 삶과 행복 중에서 사람들은 각각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선택을 한다. 때로는 타의에 의해 선택되기도 하고 자의에 의해 결심하기도 하며 인생의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네 인간의 행복이다.
그 중에서 나는 자연과 여백, 거북 같은 느린 삶을 행복의 모토로 삼았다. 바쁘게 뛰지 않는 삶, 누군가에 의해 강요되지 않는 인생, 물거품 같은 속세의 집착과 욕심에 흔들리지 않는 백수의 삶을 나의 행복으로 믿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과 노동을 거부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글쟁이로서의 일을 사랑하고 생활인으로서의 책임을 존중하며 산다. 처자식 굶겨가며 말초적 쾌락을 위해 노는 성격은 아닌 것이다. 비록 세상의 잣대로는 부족하겠지만 생존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처자식의 안위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다만 나를 백수로 밝히는 까닭은 속세의 집착과 욕망에 대한 실업을 의미하는 것이다. 좋은 집과 고급 승용차, 값비싼 옷과 진수성찬을 위한 욕심에 취직하지 않고 권력과 명성을 바라는 집착에 취업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자연의 여유와 인간 본연의 행복, 나는 오직 그것을 위해 일하고 노동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의 발칙한 행복이다.
남들이 들으면 팔자 편한 소리라고 핀잔을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들이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이유가 결국 팔자 편해지려는 게 아닌가. 그러니 나는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팔자 편하게 살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 사는 모습은 모순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은 행복이 아니라 도구에 더 집착하는, 그래서 더 소유에 매달리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오류를 벗어버리기 위해 나는 발칙한 행복의 실마리를 붙들어보고 싶은 것이다.
아버지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낀다. 그 발칙한 행복을 깨우쳐준 것은 바로 아버지의 지나온 인생이기 때문이다.
목차
시작하는 말
1장 팔자 편한 소리
그릇이 비었다고 그릇이 없어지나
사는 게 정말 힘들 때
인연의 원, 악연의 원
노폰, 노카드
세상을 등지고 사는 즐거움
사람답게 사는 교육
백수로 사는 즐거움
2장 허튼 소리, 곧은 소리
사주팔자
아버지의 행복
믿는 것의 차이
40년의 인연
미리 쓰는 유언장
몸뚱아리로만 세상을 산다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3장 발칙한 행복
한번 뿐인 인생 폼 나게 살아야 하지 않겠나
나는 암세포처럼 살긴 싫다
자연의 시대를 그리워하며
누드로 사는 남자
때론 변태가 되고 싶다
사는 것과 살아내는 것
발칙한 행복
4장 홀로 살아가는 즐거움
그곳에 가고 싶다
역사를 보는 눈
바보 같은 사람이 좋다
지식이라고 믿는 것들
행복을 잉태하던 시절을 기억하라
양복을 입지 않는 이유
나무처럼 사는 법
맺는 말
안근찬
강원도 홍천 출생
건국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건국대학원 불어불문학과 수료
장편소설 "멸의 노래", "인류멸종프로젝트" "사후일기","굿모닝 아버지","한번도의 운명","슈뢰딩거의 고양이"
시집 "사랑이 유죄인 이유", "사람이 유죄인 이유", "홀로 살아가다 슬퍼지면", "홀로 사랑하다 슬퍼지면" 외 다수